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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잠에서 깨어났을 때..> -김은지-
청주링컨 조회수:200 112.222.196.82
2014-12-27 01:53:32
깊은 잠에서 깨어났을 때.. 
                
                                            김은지 

응애응애 한참을 울던 아기가 
깊은 잠에 빠져든다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며 
살짝 정신이 깨어났을 때 
아이는 책가방이라는 것을 매고 
책상 앞에 선생님과 마주 앉아 
'ㄱ'자를 또랑또랑하게 읆고 있다. 

다시 아이는 꿈 속을 헤매인다 
아침이겠거니 지긋이 
실눈을 떴을 때 
학생은 한창 사춘기 시기에 
여드름 꽃을 달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깔깔 웃고 있다  

웃음소리가 멀어지며 
누군가 다시 꿈속으로 데려다 놓는다 

갑자기 번쩍! 
눈을 떠보니 나는 
책으로 만든 63빙딩을 지어놓고 
사방이 막힌 
허연 불빛 아래서 나의 온 몸을 
죄여오는 두려움과 불안감과 잡생각들을 
손톱으로 끌어내리며 손을 놀리고 있다 
"이제 거의 다 왔어. 저기 보인다 수능이라는 정상!!" 
하고 마음을 다진다 

문뜩 눈을 돌려 
까만 가방을 들고 정장을 입은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횡단보도를 멀뚱멀뚱 바라본다 

또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 깨어나면.. 
나도 저 사람들과 같은 모습이 되어있을까? 

내 옆을 스치듯 지나가는 지팡든 곱등이 할머니를 바라보며 

또..또한번 잠에서 깨면 
나도 저 할머니처럼 세월을 등에 지고 걷고 있을까..? 

도대체 인생의 정상은 어디인걸까? 



  수능이 끝나고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언제 19년이란 세월이 이리도 빨리 지나간거지?' 교복을 입고 친구들이랑 수다떨던 중학생 때가 어렴풋이 기억나는데 
이제 나는 곧 20살 어른의 문턱에 들어서고 있다. 시간이 참 빠른 거 같다. 졸려서 잠깐 낮잠을 잔다는 것이 마침 일어나보면 한,두시간이 훌쩍 지나있는 것처럼 세월도 모르는 새에 금방 지나가는 것 같다. 

  그 시간을 그냥 흘러가는 대로, 생각없이 살 수도 있었지만 적어도 난 이3년이란 시간이 결코 헛되이 지나가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내가 이 링컨에 와서 내가 원하지 않았지만 링컨학교의 이끌림에 따라 발자국을 찍었을 뿐인데 정말 값지고 많은 것들을 배워갈 수 있었다. 

  예를 들면 내 방 하나도, 책상하나도 치울 줄 모르고 그저 벌려놓는 것만 익숙했던 내가 쓰고난 자리를, 내가 지나간 자리를 다시 되돌아보며 정리하는 것을 배우면서 내 마음도 때때로 복잡하고 어려울 때 다시한번 그 마음을 되짚어보고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규칙적인 단체생활을 하면서 개인적인 자유를 누리지 못한 것에 많은 답답함을 느꼈었지만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함께 나눌 수 있고, 밥을 먹어도 얼굴마주 보면서 밥풀튀기며 먹는 것이 나의 식욕을 부르고, 함께 머리를 맞대어 만들어낸 작품이나 공연들이 나의 상상 그이상인 것을 보아오면서 이런 단체생활이 너무나 행복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이 어둡고 꽁해 있을 때 누군가 나에게 먼저 다가와서 이야기를 건네주는 것이 너무 좋았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내 마음을 열고 마음의 이야기를 꺼내놓는 법을 배웠다. 그 후에는 분명 속시원함과 내마음의 어둠이 하나하나 사라져가는 것을 분명히 느꼈다. 

  또 영어말하기대회나 마인드강연대회, 마라톤 등 여러가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그 일을 맡았을 때에 오는 부담감과 두려움을 조금씩 이겨냈을 때 처음에는 쪽팔림이었지만 나중에는 그 경험이 쌓일수록 자신감과 당당함을 가지고 도전하는 것을 피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마음이 생겼다. 

  해외를 나가는 것 또한 무척이나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단지 해외에 나간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나와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혀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그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되고 서툴지만 서로 소통하는 것이 너무나 재미있었다. 그러면서 좁은 시각으로만 바라보던 것에서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문화댄스공연을 준비하면서도 몸이 지치고 힘들어도 그럴 때일수록 더욱 간절히 하나님을 찾게되고 주변친구들이나 선생님과 마음을 얘기하면서 그런 장애물들이 있어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침6시부터 기상하는 건 여전히 내겐 힘들다. 하지만 그 때에도 내 자신에게 져서 그냥 다시 자버린다면 내 생활패턴은 링컨오기 전처럼 마냥 하는 일없이 시간을 보낼 것이 뻔하기에 다시한번 졸음을 이기며 하루를 시작한다. 

  매일 아침 듣는 목사님의 말씀은 잘 들리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 말씀 한마디가 내 마음에 남아서 그 날 하루동안,어쩔 땐 일주일씩 그 말씀이 일을 하는 걸 볼 때가 있다. 그만큼 마음의 양식도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모든 부분들이 보이지 않는 것이지만 그런 것들이 하나하나 습관으로 만들어질 수록 나의 생활이 더욱더 보람차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는 걸 배워서 링컨학교에게 너무나 감사하다. 

  현재의 나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앞으로 미래의 나의 모습을 이끌어가는 것이 이런 마음의 세계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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